1.
생각해보니, 최근 3년에 걸쳐 반갑지 않은 하나의 징크스가 모습을 드러낸 걸 깨닫는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어김없이 울고 마는구나.
그것도 항상 고기 먹고 울거나, 한바탕 울고 나서 고기를 먹고 마음을 달랬다 ㅡ.ㅡ
뭐야 이거.
어쨌든, 이맘 때쯤 되면 항상 울고 싶은 마음 뿐이다.
한해동안 겪은 온갖 고통이 누구 말마따나 주마등처럼 몰려오는 시간인가 보다.
적어도 나는 이때만큼은 기억력이 평소의 2-3배로 증폭한다.
왜지? 감상에 빠진다고 달라질 건 없는데.
왜 행복한 기억은 이렇게 늘 꼴찌를 하면서 달려오는지 모르겠다.
실컷 눈물을 터트리고 엉뚱한 사람을 붙잡고 속을 푼 후에,
괜히 이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였구나 싶을 때쯤 눈치보듯 행복이라는 놈이 기어나오는 것이 못마땅하다.
예전에 나는 연기를 참 잘해서, 누가 술을 아무리 먹여도 속마음을 잘 숨겼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말은 안나오는데, 항상 눈물이 먼저 터진단 말이지.
그만큼 감정 컨트롤이 안된다는 말이다.
쏟아낸 눈물의 양만큼 사연이 깊지도 않고, 말할 수 없었던 마음의 깊이만큼 눈물을 시원하게 흘린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나이를 영 헛 먹은건 아닌가봐.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감정들은 쉬이 건드리기 힘든 선홍색 모세혈관같다.
2.
어제 2007년 한해동안 읽은 책을 쭈욱 훓어보았더니, 총 70여권 정도로 꼽혔다.
일주일에 한권꼴로 읽었구나. 속도가 참 더디다 싶더니, 생각보다 책을 멀리했다는 생각에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말았다. 가만보면 입만 살았단 말이지. ㅡ.ㅡ
조선왕조실록 전집이라도 머리맡에 놓고 봐야 하는지 =_= ;;;
나름 난독증으로 골머리를 싸매었던 2007 년
매월 챙겨보는 각종 월간잡지를 제외하고 가만히 살펴보니
이번해는 순수문학과 예술서적(비평서) 위주로 책을 읽었다.
다음해는 실용서적 좀 읽어야겠다. 경제 전공한 사람이 이렇게 경영학 책들을 외면하다니.
이러니 내가 안되는거다. ㅡ.ㅜ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책 본다고 경제가 달라져?
그냥 똑똑한 척만 할수 있을 뿐이잖아. 나는 늘 아래와 같은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경영학서를 외면하자니 내가 바보가 되는 것 같아 불안하고,
막상 읽고 나면 웃기고 앉아있네. 이러면서 집어던지게 되더라는거다.
그래도 남 앞에서 뻐기기에 좋은 책이라는 인상은 변함없다.
2007 도서목록
1 목 매달린 여우의 숲, 파실린나, 아르토
2 영혼의 시선 ,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 열화당
3 달려라 아비 , 김애란, 창작과 비평사
4 닭털같은 나날 유진운 소나무
5 오를라 기 드 모파상, 생각의나무
6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7 동시에 잉에보르크 바하만, 북스토리
8 앙팡 테리블 장 콕토, 웅진씽크빅
9 황산 노통브, 아멜리 문학세계사
10 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대한교과서
11 이혼 지침서 소동 아고라 2
12 리진 1/2 신경숙
14 (New TOEIC의 주류) 주앤류 TOEIC Listening 주민선
15 미안한 마음 함민복 풀그림 2006
16 이유 미야베 미유키 청어람미디어
17 야간열차 파이, 에릭 푸른숲 2007
18 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대한교과서
19 행복한 이기주의자 다이어, 웨인 21세기북스
20 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
21 야간열차 파이, 에릭 푸른숲 2007
22 곡마단 사람들 ,오진령
23 누런 강 배 한 척 박민규 해토 2007
24 제비를 기르다 윤대녕 창비 2007
25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 제4회(2004년)
26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문학과 지성사
27 검은책 1 , 오르한 파묵, 민음사
28 동물원 가기 , 알랭 드 보통 , 이레
29 스물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 레지스 조프레
30 (CEO에서 사원까지) 마케팅에 집중하라 쿠마르, 니르말야
31 Schiele, Reinhard steiner , 타센
32 Egon schiele 세상의 하이페리온, 에곤쉴레,MediaAtre
33 돌의 내력 오쿠이즈미 히카루 문학동네
34 더블린 사람들 조이스, 제임스 문예출판사
35 삼십세 바하만, 잉게보르크 문예출판사
36 다다와 초현실주의 게일, 매슈 한길아트
37 자클린느 뒤 프레 : 예술보다 긴 삶 이스턴, 캐럴 마티
38 길 위의 생 나쓰메 소세키 이레 2006
39 마음의 진보 암스트롱, 카렌 교양인 2006
40 비밀과 거짓말 은희경 문학동네 2005
41 꽃밥 슈카와 미나토 민음사 2006
42 괴물 1 / 2 이외수 해냄
43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 진동선
44 기발한 자살 여행 파실린나, 아르토 솔출판사
45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 김광우 미술문화
46 급진적 의지의 스타일 손탁, 수잔 현대미학사
47 핑퐁 박민규 창비 2006
48 오르가니스트 , 로버트 슈나이더
49 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 / 2 김광우 미술문화
50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코엘료, 파울로 문학동네
51 뉘앙스로 익히는 영단어 A to Z 사이먼 앤 슈스터. 넥서스
52 미국인 교수가 쓴 한국인을 위한 영작문 블랙, 스티븐 P.van 동도원
53 불안 알랭 드 보통 이레
54 암피트리온 빠디야, 이그나시오 창비
55 에보니 타워 파울즈, 존 열린책들
56 대안의 그녀 가쿠타 미츠요 지식여행
57 신화의 이미지 캠벨, 조지프 살림출판사
58 상징의 비밀 : 상징과 그 의미를 푸는 시각적 열쇠 폰태너, 데이비드 문학동네
59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마르케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민음사
60 은밀한 생 키냐르, 파스칼 문학과지성사 2001
61 가랑비속의 외침 위화 푸른숲 2004 2007.01.26
62 화가는 왜 여자를 그리는가 : 정은미가 만난 그림 속의 여자들 정은미 한길아트
63 수상한 식모들 박진규 문학동네 2005
64 누드사진의 역사 = A history of nude photography
65 Matisse , Gouaches decoupees , 타센
66 마티스 원색의 마술사,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67 샤갈 몽상의 은유,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68 황금붓의 소녀 , marie bertherat , 하늘고래
69 꽃의 고요 , 황동규
70 시선의 권리, 자크 데리다
71 아프리카 아프리카 , 김중만
72 카메라 루시다, 롤랑 바르트
73 영화감독 21인의 비밀수업. 거장의 노트를 빌리다
2007 영화/dvd 목록
1 경멸
2 까페 뤼미에르
3 미치광이 삐에로
4 포미니츠
5 비커밍 제인
6 카핑 베토벤
7 클림트
8 파프리카
9 아이다호
10 얼굴들
11 가까이서 본 열차
12 준벅
13 라비앙 로즈
14 말라노체
15 색,계
16 원스
17 황색 눈물
18 사랑의 추억
19 타임투리브
20 팩토리걸
21 디 아워스
22 자정 1분전
23 미리키타니의 고양이
24 밀양
25 시간을 달리는 소녀
26 귀를 기울이며
27 심슨가족 더 무비
28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
29 카모메 식당
30 데이지
Sedmikrasky 감독의 Daisies 중 일부
31 지리멸렬
32 퍼
33 샬롯의 거미줄
34 상성: 상처받은 도시
35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36 상하이에서 온 여인
37 미스 포터
38 화장터 인부
39 금발소녀의 사랑
40 밀란 쿤데라의 농담
41 숏버스
42 타인의 삶
43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44 300
45 설득
46 금발의 초원
47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48 더퀸
49 리버틴
50 플루토에서 아침을
51 니나의 여행
52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53 블레어 위치
54 친밀한 타인들
55 일루셔니스트
56 페인티드 베일
57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58 풍운의 고아
59 훌라걸스
60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61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62 프레스티지
63 스쿠프
64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65 마리 앙투아네트
66 로맨틱 홀리데이
67 마야 데렌 작품집
첨부 동영상은 작품집 중 " 오후의 올가미"
68 나쁜 피
69 카라바조
70 절멸의 천사
71 하오의 연정
72 죽어도 좋아
73 사이에서
74 사를로뜨와 그녀의 쥘
75 클릭
76 미스 리틀 선샤인
77 사계절 /이야기 속의 이야기/안개속의 고슴도치 등 유리 놀슈테인 작품집
유리 놀슈테인 작품집 중 "이야기 속의 이야기"
78 허니와 클로버
79 허브
80 콜드 마운틴
81 러브 앤 트러블
82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83 홀리 마운틴
84 노생거 사원
85 Vozvrashcheniye(The Return)
86 쓰리 타임즈
87 사랑해 파리
88 바벨
89 초속 5cm
90 블랙 달리아
91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92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93 뒤로 가는 연인들
94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하반기 들어서 영화를 뜸하게 봤구만.
돈도 없고... 볼것도 없고 ㅡ.ㅡ
좋았던걸 표시하려고 빨간펜 썼더니 죄다 좋아서 이미 손 쓸 수 없게 되었다 ;;;
그만 줄쳐야겠다.
그러나 1/2/3등은 확실히 말할 수 있으니 마야데렌 작품집과 유리 놀슈테인 작품집.그리고 데이지
2007년 초반에 내게 많은 영감을 준 동시에 정신적인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나저나 구스반산트 감독의 파라노이드 파크. 아직도 못 봤어.
시진이가 보여준다고 했을 때 하필 몸저 누워서 ㅠ_ㅠ
아직도 하려나.
3.
이대로 살지 않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