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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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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
완전한 기쁨





혼자 처음으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할 일이 정말 없는거다.
보성 녹차밭을 구경하고, 시간이 남는 것 같아 끼리끼리 몰려다니는 관광객을 쫓아
나도 무작정 마을버스에 올라탔다.
그러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내렸는데, 그곳이 율포 해수욕장이었다.
해질 무렵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었다.
저멀리 중학생 같은 세 명. 바로 옆에 오늘밤 일칠 것 같은 낯간지러운 어린 커플 한 쌍
방금 싸운듯 조금 떨어져 감정 상한 얼굴로 서로를 외면하는 중년 부부 한쌍.
정말 별 볼 일 없는 바다였다.
바다가 더러워서 발 담그고 파도와 놀겠다는 로망도 싹 사라졌다.
그렇다고 떠나고 싶지도 않았다.
여행 와서 처음 본 바다라구 !
첫날부터 허무함이 밀려왔다. 사람 사는게 다 똑같지.
그렇게 모래밭에 털썩 주저앉아 파도 치는 것만 멍하니 보다가
연달아 울리는 뱃고동 소리를 듣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지. 어서 땅끝 마을로 가자!
그러나 이미 마을버스가 끊긴 후였다.
풀벌레와 개구리가 우레처럼 울어대는 논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 시골 대로변을 캄캄한 밤이 될 때까지 걸었다.
그땐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도 무서울 게 없었다.
안되면 밤새 걷지 뭐... 나는 추억을 만들고 있는거야.
긍정의 힘이었을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을 때,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멈추어 내 사정을 듣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날 데려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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