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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7 하루 (2)


하루종일 거실에 누워 잠만 잤다.
10시 반에 눈을 잠깐 떴을 땐, 앗~ 오늘 무파라 아줌마를 만나야하는데! 라는 생각에
부랴부랴 닌텐도를 붙잡고 멍한 상태에서 열심히 무를 사서 방에 옮겨놓고 좋아라했는데 그만 밧데리가 나가
닭 쫓던 개같은 모양새로 우중충하고 후덥지근해보이는 창 너머를 한참 바라보았다.
어휴~ 이깟게 뭐라고.
대박의 꿈은 깨끗이 접고 다시 누워서 자는데, 일찍 일어나서 집안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던 랄로가
언니. 밥은 어쩔거야라고 나를 괴롭혀서 그래 그래 우리 그럼 라면 끓여먹자. 달래가며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출발 비디오 여행만 보고 밥먹자 말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늘 나에게서 밥상을 받아먹던 랄로가 참다 못해 너무해라고 외치며 지갑을 들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땐, 또다시 정신이 들어
얘야~  백세카레 라면이 없으면 너구리를 사와야 해. 그리고 초코칩 추가~! 라고 외쳐 랄로의 빈축을 샀다.
랄로가 차려다 준 라면을 먹으면서, 너구리 맛이 변했군. 아무래도 불매운동을 해야겠어.라고 침을 튀기며 흥분했고
랄로는 그래. 이제 농심은 믿을수가 없다니까 이런 얘기를 나누다가 밥상 물리고
또다시 흰둥이를 안고 잠이 들었다.
꿈도 꿨는데 기억이 안나네.
어젯밤에 피트병으로 산 맥주를 세수대야에 붓고 색이 변색된 옷 2벌을 담궈놨는데,
오늘 하루종일 온집안에 술냄새가 진동해 랄로한테 잔소리를 들었다.
잔소리의 수위가 높아질 즈음에 미라처럼 일어나서 손빨래를 했는데 그닥 맥주의 효과를 못 본 것 같다.
괜한 옷만 취하게 만들었군....
며칠 전에 본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떠올리며 옷에게 말을 건다.
넌 쿠우다 ~~~~~~ =_=
술 먹으니 좋지?
술 먹고 취한 쿠우가 춤추는 장면을 떠올리고는 혼자 화장실에서 킥킥거리며 빨래를 했다.
사실 내 손도 취한 것 같다. 맥주에 손을 담그다니.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참...  하루가 허무하게 지나간다.
오늘 9시 뉴스 보니 영덕은 37도였다는데, 나는 거실에 누워서 팔자좋게 여름을 벗어났다.
11시가 다 되었을 즈음엔 하루종일 외출했던 룸룸이가 돌아왔다.
미친 날씨다. 얼굴에 기름이 흐른다 . 부탁한 마스크 시트 사왔다. 종알 종알거리며
화장실과 거실을 왔다 갔다 옷을 하나씩 벗어재끼더니 떡볶이와 순대를 내밀었다.
방구석에서 책을 보면서 시간을 죽이던 랄로가 아까 무섭게 방문을 열고 나와서 굶주린 어린 여우 같은 퀭한 눈빛을 쏘아대며
순대가 먹고 싶어라고 말하고 들어가더니, 내가 반응이 없자 룸룸이에게 문자를 보냈나보다.
순대는 맛있는데 떡볶이는 참 맛이 없었다.
신촌 현대백화점 거리 2번째 포장마차집 떡볶이 맛 별로네요. =_=

12시 57분.
하루종일 잤지만 난 또 자야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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