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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1.20 주절 주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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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집에 연락을 잘 안하는 나는 랄로에게 소식을 전해듣고, 벽두새벽부터 이 무슨 비보인가
화들짝 놀래 아빠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눈에 띄는 외상은 없고, 종합검진 결과를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소 희망적인 소식을 듣고 난 후에야, 나는 참 다행이다 숨을 돌렸었다.
엄마에게는 좀 있다 전화해야지 맘 먹고. 결과적으로 깜박하고 전화를 못드렸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엄마가 난리가 난 것이다.
어쩜 그런 소식을 듣고 엄마에게 전화 한통을 안하냐는 비난은 물론, 이날 이때까지
맏딸로서 도대체 니가 한게 뭐냐는 원초적이고 민망스러운 말들을 10분내내 들었다.
내가 무조건 잘못했다 말해도 그간 알게 모르게 저지른 내 잘못과 불효는 쉬지않고 툭툭 나왔다.


서러웠다. 랄로가 충고해준대로 참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줄줄 나왔다.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알겠는데, 긴 이야기 끝에 그간 가끔씩 일어난 형제간 싸움의 원인제공자로까지 몰릴 때는 울컥했다.
그렇게 말하면 온갖 묵은 체증이 다 풀리시는건가?
나는 엄마하고 평생 평행선을 그으며 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다.
나도 이기적이지만, 엄마의 예민함을 더는 견디기 힘들다.
내 성격이 이런 걸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다.
전화를 잘 안하는 건, 결혼 얘기가 듣기 싫어서다.
내 또래 동창들 결혼 얘기, 사돈에 팔촌 온갖 친척들 결혼 얘기도 듣기 싫다.
결혼이 무슨 로또도 아닌데, 늬집 잘나가는 남편 덕에 편하게 놀고 먹는 애들 얘기 듣는 것도 신물난다.
도대체 잘 나가는 놈 누구를 잡으라는 말인지 다 싫다.
결혼 같은거 안할지도 모른다고 반복해 말하는 내 진심들 묵살 당하는 것도 싫으니까, 전화를 안 하는 것이다.
얼마나 내 삶이 무겁고 거추장스러운지 엄마는 모른다.
미래를 생각하면 매번 마음이 죽었다 살았다 이런다.


가족은 희망이다 늘 믿고 살려고 노력하지만.
이럴 땐 정말이지 어중간한 둘째의 서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아니면 천애고아로.
잘 살고 싶다. 나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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