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nsley'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10.30 2011년 10월 1일의 일기
  2. 2012.03.24 Labas Issue 2 (2)
  3. 2011.11.23 I don't know how to play but, still fun to me
  4. 2011.07.20 Tom & Nan Shirley






오래된 고목이 쓰러졌다.
나선형의 나이테를 보았다.
그선이 너무 많아 어지러워 셀 수 없었다.
어린 소녀들이 거목의 밑둥이를 둘러싸고 빙글거리며 아기처럼 춤을 췄다.
축제가 있다는 마을을 가기 위해 숲길을 걷던 참이었다.
그 길은 밤길이었으나 눈앞의 모든것이 선명했다.
계절을 종잡을 수 없는 포근한 밤길이다.밤에 운다는 그 새의 울음 소리같은 것은 없었다.
나의 발자욱 소리만이 가을의 소리였다.
그러다 여섯 일곱쯤되는 두더지들과 친절해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숲길 한가운데 비 웅덩이속에서
머리만 내민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모양을 보았다.
아저씨는 분명 나보다 체구가 커보이는 사람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웅덩이는 아저씨의 어깨죽지에서 찰랑거릴만큼 깊었다.
아저씨가 나에게 인사를 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두더지 몇몇은 나를 보고 마치 트램폴린 위에서 놀듯 웅덩이를 박차올라 폴짝폴짝 공중점프를 했다.
그와 동시에 터지는 즐거운 비명때문에 그것이 두더지식 인사처럼 보였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없었다.
카메라가 없음을 계속 아쉬워하며 더 빨리 마을에 닿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
옆을 돌아보니 예전에 알던 친구가 어느 순간 함께 하고 있었다.
친구가 나대신 택시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린다.
집이었다. 축제에 가야하는데 얼떨결에 집에 내리고 만다.
그 집은 나의 집이 아니었는데 한편 또 나의 집이라는 확신이 드는 곳이었다.
운전기사에게 돈을 지불해야했다.
호주머니에서 반짝거리는 영국 동전들을 꺼냈다.
동전이 짤랑거리며 청명한 종소리를 냈다.
건네준 동전은 두세개였지만 이상하게도 운전기사손 위에서 그 동전들은
동전 한마지기의 소리로 떨어졌다.

그리고 눈을 떴다.
조지가 내 침대 앞에서 하품을 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지가 이렇게 기다리는거 보면 12시가 넘었다는 소리다.
시계를 보니 12시 반이었다.
정원으로 바로 내려갔다.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 바람이 마구 불면서 사과나무 아래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내렸다.
그 나무 아래 앉아 일기장을 펼쳤다.
10월 1일. 토요일. 앞으로 10일 후, 나는 이곳을 떠난다.







잠이 오지 않았던 새벽 어느 날, 지난 일기를 읽었다.

생각없이 읽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언제 이런 일이 있었던거지.

일년 밖에 안된 일이었다.

이 글은 기억이 난다.

꿈을 꾸고 너무 신나서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고

이 꿈을 잊지 말자 생각하며 글을 썼다.

이렇게 사진이 남았고, 글이 남았다.

내년 10월 나는 어떤 감정을 읽게 될까.

10월 29일이다.

마지막 남은 날엔 더 은밀한 일을 겪고 그대로 들끓었던 마음을 잊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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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여행사진집 Labas 2호를 통해 지난해 5개월동안 영국 사우스 요크셔의 반슬리에서 보낸 저의 일상을 100페이지에 담아보았습니다. 지금 라바 홈페이지를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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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recent life
i think it might be the last peaceful time of my entir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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